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
지난 주 종교개혁 탐방 중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하면서 알자스 지방을 배경으로 한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의 정서에도 익숙한 작품이지요. 작품 내용의 요지입니다. 1870~1871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한 뒤, 알자스·로렌 지역의 학교에서는 프랑스어 대신 독일어를 가르치라는 명령이 내려옵니다. 공부를 싫어하고 학교에 지각하던 소년 프란츠는 평소와 달리 엄숙한 교실 분위기를 마주합니다. 아멜 선생님은 정장을 입고 있었고, 교실 뒤에는 마을 어른들도 앉아 있었습니다. 그날이 프랑스어로 진행하는 마지막 수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멜 선생님은 프랑스어와 문법, 글쓰기, 역사 등을 마지막으로 가르칩니다. 수업이 끝날 무렵 교회 시계가 정오를 알리고 프로이센군의 나팔 소리가 들립니다. 선생님은 말을 잇지 못한 채 칠판에 크게 씁니다. “프랑스 만세!”(Vive la France!) 그리고 손짓으로 수업이 끝났음을 알립니다. 모국어는 민족의 정신과 정체성을 담고 있습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한 민족의 역사, 문화, 기억을 담는 그릇입니다. 언어를 잃는 것은 공동체의 정신적 기반을 잃는 것과 연결됩니다. 소중한 것은 잃기 전에 깨달아야 합니다.
프란츠는 평소 공부를 귀찮아했지만, 더 이상 프랑스어를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책과 수업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마을 사람들도 배우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마지막 수업에 참석합니다.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아멜 선생님은 학생들만 나무라지 않습니다. 공부를 미룬 학생, 일손을 이유로 학교에 보내지 않은 부모, 때로는 수업 대신 개인적인 일을 시킨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언어와 교육은 지배와 저항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정복자가 학교의 언어를 바꾸는 것은 피지배 민족의 정체성과 기억을 약화하려는 통치 방식입니다. 반대로 자기 언어를 지키고 배우는 일은 공동체의 정신과 자유를 보존하는 저항이 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마지막 수업』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배우고 말할 자유가 있을 때 성실하게 배우고 있는가? 우리말과 역사, 신앙과 문화를 다음 세대에 책임 있게 전하고 있는가? 자유와 일상의 소중함을 잃기 전에 깨닫고 있는가? 특히 분단과 통일의 관점에서 보면, 이 작품은 언어와 교육이 민족 공동체를 이어 주는 중요한 토대임을 일깨웁니다. 그러나 민족주의를 절대화하기보다는, 언어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자유, 역사적 기억을 지켜야한다는 방향으로 읽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지막 수업』은 나라와 언어와 배움의 소중함을 잃기 전에 깨닫고, 그것을 다음 세대에 책임 있게 전해야 한다는 작품입니다. 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우리에게 익숙한 언어와 전통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아멜 선생님의 프랑스어에 대한 자부심과 마지막 수업이 깊은 감동을 줍니다. 목회자로서 성도들에게 성경과 교리를 열심히 가르쳐야겠다는 마음을 새롭게 했습니다. 교리를 공부한다는 것은 종교개혁 정신과 개혁주의 신앙을 계승하는 초석입니다.